토스카나 너머의 와인 보물창고
이탈리아 중부에는 토스카나(Toscana)만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창적인 품종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와인 지역이 있다. 바로 움브리아(Umbria)와 마르케(Marche)다. 움브리아는 "이탈리아의 초록 심장"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깊이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며, 마르케는 해안과 산악 지형이 조화를 이루며 신선하고 복합적인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이 글에서는 움브리아와 마르케 지역의 와인 역사, 주요 품종, 스타일, 그리고 추천 와인들을 살펴본다.
1. 움브리아(Umbria) – 토스카나의 숨은 라이벌
움브리아는 토스카나와 인접해 있으며, 유사한 기후와 떼루아를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이다. 그러나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그란티노 디 몬테팔코(Sagrantino di Montefalco)" 와인과 고급 오르비에토(Orvieto)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며,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움브리아는 산악 지형이 많아 포도밭이 고지대에 위치한 경우가 많으며, 이 덕분에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포도가 천천히 숙성되면서 복합적인 풍미를 발현할 수 있다. 또한 석회암과 점토 기반의 토양이 많아 포도에 독특한 미네랄리티를 부여한다. 움브리아 와인은 일반적으로 깊고 강렬한 맛을 가지며, 숙성할수록 더욱 우아한 풍미를 자랑한다.
1) 사그란티노 디 몬테팔코(Sagrantino di Montefalco) – 강렬한 구조감의 레드 와인
사그란티노(Sagrantino) 품종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높은 탄닌 함량을 자랑하는 품종 중 하나로, 구조감이 뛰어나고 장기 숙성에 적합하다. 블랙베리, 감초, 다크 초콜릿, 스파이스 향이 어우러지며, 긴 숙성을 거치면 부드러운 질감과 복합적인 풍미가 더욱 강조된다. 주로 오크통에서 3년 이상 숙성되며, 강한 탄닌이 안정화되면서 깊고 우아한 맛을 형성한다. 사그란티노 디 몬테팔코는 스테이크, 야생 고기 요리와 완벽한 페어링을 이룬다. 현대적인 양조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인 스타일도 등장하고 있으며, 보다 부드럽고 과일 중심적인 향을 강조한 와인도 만나볼 수 있다.
2) 오르비에토(Orvieto) – 신선하고 우아한 화이트 와인
오르비에토 화이트 와인은 움브리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와인으로, 트레비아노(Trebbiano), 그레켓토(Grechetto) 품종을 주로 사용하여 만든다. 이 와인은 신선한 감귤류, 사과, 꽃 향과 함께 섬세한 미네랄 풍미를 지니며, 가벼운 바디와 균형 잡힌 산도를 갖추고 있다. 드라이한 스타일뿐만 아니라 약간의 단맛이 있는 스타일도 존재하며, 해산물, 샐러드, 가벼운 치즈와 잘 어울린다. 또한 숙성을 거친 오르비에토 와인은 벌꿀과 견과류 향이 더욱 강조되며, 깊고 복합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과거 중세 시대에는 교황청에서도 사랑받던 와인으로,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움브리아는 최근 들어 더욱 현대적인 양조 기술을 도입하며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세계적인 와인 애호가들에게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와인 투어리즘이 발달하며 와인 애호가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여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경험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2. 마르케(Marche) –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의 숨은 강자
마르케는 이탈리아 동부 아드리아 해 연안에 위치하며, 신선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해안과 내륙 지역의 기후가 조화를 이루며, 각각의 떼루아에서 독창적인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된다. 마르케는 또한 유기농 및 지속 가능한 와인 생산 방식이 발달한 지역 중 하나로, 자연 친화적인 농법을 통해 더욱 깨끗하고 순수한 와인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1)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시(Verdeccio dei Castelli di Jesi) – 섬세한 미네랄과 산도를 지닌 화이트 와인
베르디키오(Verdeccio)는 마르케에서 가장 중요한 화이트 품종으로, 가볍고 신선한 스타일부터 오랜 숙성을 거친 복합적인 스타일까지 다양한 형태로 생산된다. 신선한 레몬, 사과, 아몬드, 미네랄 향이 조화를 이루며, 가벼운 질감과 깨끗한 피니시가 특징이다. 이 와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복합적인 풍미를 가지며, 장기 숙성이 가능한 고급 화이트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베르디키오 와인은 신선한 해산물, 굴, 가벼운 샐러드와 환상적인 조합을 이룬다. 숙성된 베르디키오는 견과류와 허브의 뉘앙스가 강해지며, 보다 깊은 풍미를 선사한다.
2) 로소 코네로(Rosso Conero) – 마르케의 풀바디 레드 와인
마르케는 화이트 와인뿐만 아니라, 강렬한 레드 와인도 생산한다. 로소 코네로(Rosso Conero)는 몬테풀치아노(Montepulciano) 품종을 기반으로 한 풀바디 레드 와인으로, 블랙 체리, 자두, 허브, 스파이스 향이 조화를 이룬다. 강한 구조감과 탄닌이 특징이며, 양념이 강한 육류 요리와 뛰어난 페어링을 자랑한다. 로소 코네로는 숙성을 거치며 더 깊은 감칠맛과 부드러움을 얻으며, 이는 숙성된 치즈나 트러플 요리와 잘 어울린다.
3) 오피다 페코리노(Offida Pecorino) – 독특한 풍미를 지닌 희귀 화이트 와인
페코리노(Pecorino) 품종은 마르케에서 재발견된 희귀한 화이트 품종으로, 최근 몇 년간 뛰어난 품질 덕분에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피다 페코리노는 밝은 감귤류와 허브 향이 풍부하며, 생동감 있는 산도와 풍부한 미네랄이 어우러진다. 페코리노 와인은 닭고기, 생선구이, 바질이 들어간 파스타와 잘 어울리며, 독특한 개성을 지닌 화이트 와인을 찾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4) 라크리마 디 모로 달바(Lacrima di Morro d’Alba) – 향이 강렬한 개성적인 레드 와인
라크리마(Lacrima) 품종은 마르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레드 품종으로, 꽃향기와 잘 익은 체리, 장미, 바이올렛 향이 특징이다. 매우 아로마틱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바디감을 가지고 있지만 개성 있는 향미를 제공한다. 라크리마 디 모로 달바는 가벼운 육류 요리, 치즈 플래터, 허브가 풍부한 지중해식 요리와 잘 어울린다.
마르케 지역은 베르디키오, 로소 코네로, 페코리노, 라크리마 등의 독창적인 품종을 통해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며, 최근 들어 유기농 및 자연주의 와인 생산 방식이 증가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3. 추천할 만한 움브리아 & 마르케 와인
움브리아와 마르케는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제공하는 지역이다. 이곳의 와인은 개성 강한 토착 품종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각 지역의 떼루아(Terroir)가 반영된 독창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아래는 움브리아와 마르케에서 생산되는 추천 와인 리스트다.
1) 움브리아 추천 와인
- Arnaldo Caprai Sagrantino di Montefalco – 강한 탄닌과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사그란티노 와인의 대표적인 생산자로, 블랙베리, 감초, 초콜릿, 향신료 향이 조화를 이룬다. 오랜 숙성을 통해 우아한 질감을 갖추며, 스테이크 및 숙성된 치즈와 뛰어난 페어링을 보인다.
- Paolo Bea Sagrantino di Montefalco – 자연주의 와인의 거장인 파올로 베아가 생산하는 사그란티노 와인으로, 뛰어난 탄닌 구조와 깊은 풍미가 특징이며, 허브, 가죽, 블랙체리 향이 조화를 이룬다.
- Palazzone Orvieto Classico Superiore – 트레비아노와 그레켓토 블렌드로 만들어진 신선한 스타일의 오르비에토 와인으로, 사과, 레몬, 허브 향이 풍부하며, 섬세한 미네랄리티와 신선한 산도가 특징이다.
- Castello della Sala Cervaro della Sala – 안티노리가 생산하는 고급 화이트 와인으로, 샤르도네와 그레켓토를 혼합하여 만든다. 바닐라, 감귤류, 아몬드, 견과류 향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오크 숙성을 거친 깊고 부드러운 질감을 지닌다.
2) 마르케 추천 와인
- Umani Ronchi Casal di Serra Verdicchio – 베르디키오 품종으로 만든 클래식한 화이트 와인으로, 레몬과 허브, 미네랄 향이 어우러지며, 장기 숙성을 통해 더욱 깊은 풍미를 가진다.
- Bucci 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 Riserva – 뛰어난 균형감을 가진 화이트 와인으로, 사과, 복숭아, 견과류, 미네랄리티가 돋보이며, 장기 숙성으로 더욱 깊고 복합적인 맛을 형성한다.
- Fattoria Le Terrazze Rosso Conero – 몬테풀치아노 품종을 사용한 강렬한 레드 와인으로, 체리, 스파이스, 오크 숙성에서 오는 바닐라 향이 조화를 이룬다. 숙성된 치즈나 양념이 강한 고기 요리와 뛰어난 페어링을 보인다.
- Velenosi Offida Pecorino – 페코리노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으로, 허브, 감귤류, 미네랄 향이 신선하며, 해산물 요리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 Moroder Rosso Conero Riserva – 깊고 강렬한 색상과 강한 탄닌을 자랑하는 와인으로, 블랙 체리, 가죽, 초콜릿, 허브 향이 조화를 이루며, 숙성된 치즈 및 붉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
- Santa Barbara Lacrima di Morro d’Alba – 라크리마 품종 특유의 장미, 체리, 허브 향이 강렬하며, 부드러운 질감과 개성 있는 풍미가 특징이다. 미디엄 바디 스타일로 가벼운 치즈 및 파스타 요리와 잘 어울린다.
움브리아와 마르케 지역의 와인은 뛰어난 가성비와 독창적인 개성을 자랑하며, 각 지역의 떼루아를 반영한 와인들이 많다. 사그란티노 디 몬테팔코와 같은 장기 숙성이 가능한 풀바디 레드 와인부터, 베르디키오와 페코리노처럼 신선한 화이트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존재하므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움브리아 & 마르케 와인의 숨은 매력
움브리아와 마르케는 비교적 덜 알려진 이탈리아 와인 산지이지만, 높은 품질과 독창적인 개성을 지닌 와인들이 많다. 강한 구조감을 지닌 사그란티노, 신선하고 우아한 베르디키오, 미네랄이 돋보이는 오르비에토 등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경험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이탈리아 중부의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인들을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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